세계를 점령한 잉글랜드 스피커

B&W Bower & Wilkins

‘노틸러스’라는 이름만으로 오디오파일의 선망의 대상인 B&W. 독일 자동차 BMW와 발음이 비슷 해 처음 오디오를 접하는 사람들은 혼란을 겪기도 하지만 그들이 가장 먼저 알게 되는 하이엔드 스피커이기 도 하다. B&W는 회사의 창업자 존 바우어(John Bower)와 로이 윌킨스(Roy Wilkins)의 이니셜. 1966 년 B&W 일렉트로닉스로 시작해 첫 제품 P1을 만들 때는 EMI의 베이스 유닛과 셀레스천의 트위터를 사 용했지만, 현재는 업계를 이끄는 독자적인 유닛과 인클로저로 평론가들과 음반 레이블의 격찬을 받고 있다.
특히, B&W 스피커 유닛은 다른 메이커에 납품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 다.

그 명성과 탄생에 관하여

EMI, DECCA, 도이치그라모폰 등 전 세 계 메이저 급 클래식 음반 레이블은 대부분 그들의 스튜디오에서 B&W 스피커를 모니터로 사용해 리코 딩과 믹싱의 기준과 결과를 체크한다.
이는 B&W 스피커가 그만큼 정교하고 섬세한 음을 들려주 고 음의 왜곡이 가장 적은 스피커라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George Lucas 5.1 recording studio

일반적으로 스튜디오의 모니터 스피커라면 북셸프 타입의 수치적 으로 정확한 소리를 들려주는 성향으로 오디오파일의 취향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 나 실제는 톨보이 타입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으며 서브우퍼를 사용한 멀티채널 리코딩 작업도 많이 이 뤄지고 있다. THX로 익숙한 조지 루카스도 B&W의 노틸러스를 선택했으며 그의 최근작 <스타워즈 에피소드Ⅱ> 역시 노틸러스 801로 녹음되었다.

1923년 영국의 사우스 코스트 인근에서 태어난 존 바우어는 2차 대전 당시 유럽 지역과 영국 내 레지스 탕스(저항군)가 라디오를 이용해서 서로 접촉할 수 있도록 도왔다. 라디오에 관한 특별한 재능과 관심을 가 졌던 그는 종전 후 경영 파트너인 로이 윌킨스와 함께 라디오와 오디오를 판매하는 소매점을 열였다.

클래식 음악 애호가로 공연장을 자주 찾던 존 바우어는 현존하는 가장 훌륭한 장비를 갖췄다는 공연장에서 음악을 감상한 후 크게 낙담한다. 서라운드 스피커의 퀄리티가 자신의 기대에 한참 못 미쳤기 때 문. 실망은 자극과 열정의 도화선이 되었고 결국 그는 조그마한 가게 뒤편에서 직접 디자인한 스피커를 만들 기 시작했다. 현재의 B&W가 있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어느 중년 남작 부인과의 인연이다. 음악 애호가 였던 그녀는 존 바우어가 디자인한 스피커의 가장 열렬한 팬이었고 당시 1만 파운드를 지불하고 스피커를 주 문했다. 이것으로 존 바우어는 자신의 생각을 사업으로 구축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그는 B&W 일렉트로닉스라는 상호를 내걸고 본격적인 스피커 제조 전문 업체로 발돋음한다.
첫 제품 인 P1은 EMI의 베이스 유닛과 셀레스천 트위터를 사용해 만들었다.
그후 일 년 뒤 DM1과 DM3을 내놓 았는데 이 제품은 네덜란드의 음향 분석 회사의 모니터용으로 납품되었다. 1969년에는 전 EMI의 기술 책임 자인 데니스 워드를 영입하면서 연구?개발에 몰두한다. 상당히 분석적인 성향을 갖고 있던 존 바우어는 관찰 력이 뛰어난 엔지니어와 함께 스피커 유닛의 동작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1974년 B&W의 대표적인 스피커 유닛이자 뛰어난 탄성 소재인 케블러 콘의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의 유닛은 충 실한 음 재현에 미흡한 움직임과 부족한 다이내믹 레인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콘의 분당 진동 횟수와 음의 다이내믹 레인지를 분석해 기존의 유닛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노력했다. 그 뒤로도 그는 다양한 측정기와 분석기를 마련하는 데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방탄복이나 안전모의 원료로 사용되는 케블러 소재 는 철저하게 듀퐁 사 제품만을 사용. 1973년에는 B&W스피커가 BBC 방송국의 모니터 스피커로 사용되 기 시작했다.

오디오파일을 놀라게 한 기술력

B&W의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연구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계속돼 인클로저와 트위터, 네트워 크 부분에 대한 커다란 개선을 이뤘다. 특히 1976년 발표된 DM6는 계단 모양의 배플 때문에 ‘임신한 펭귄’ 이 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러한 인클로저의 개발 노력은 B&W 20주년 기념 모델인 매트릭스 800 시리 즈를 탄생시켰다.

매트릭스 시리즈는 인클로저 안에 격자 형식의 입체적인 보강판을 짜 넣어 전통 적인 사각 인클로저에서 발생하는 공진을 최대한 배제했다. 이것은 작은 무향실을 연결시킨 구조의 형태로 이러한 인클로저 내부의 중부 보강 구조는 B&W가 갖고 있는 특허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서 는 불필요한 공진과 바람직하지 않은 컬러레이션을 생성시키는 인클로저를 아예 배제한 노틸러스를 탄생시 키기도 했다.
트위터를 튜브 타입으로 만들어 불필요한 소음을 완전히 제거해 충실한 음을 재현할 수 있 게 했으며 기존의 케블러 콘 역시 진동판의 움직임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진동음이 롤에지 부분에서 반사해 보이스 코일로 돌아온다는 것을 밝혀냈다.

환류된 음이 전체 음을 흐리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진 동판을 지지하고 음을 반사하지 않을 만한 소재로 그 형상을 추구한 결과 폴리머 재질의 링을 개발하게 된 다.

노틸러스는 톨보이 타입의 800 시리즈로 발전해 현재 북셸프 타입의 805까지 있다. 인클로저의 공기가 빠져나가는 포트 역시 B&W만의 특징이 돋 보이게 하는 부분. 포트를 골프공의 표면과 같이 곰보 처리(딤플)한 것이다. 1골프공은 멀리 날아 가기 위해 공기 역학에 기초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표면을 갖고 있는데 B&W는 이것을 포트에 응용 한 것이다. 공기의 흐름을 최대한 매끄럽게 하고 역류를 방지해 노이즈를 최소화한 것이 다. B&W는 이것을 플로우포트(Flowport)라고 부르며 역시 특허를 갖고 있다. 이러한 뛰어 난 성능으로 노틸러스는 1993년 THX 홈시어터 시스템으로 인증된 바 있다.

&W는 노틸러스 801에 기반을 두고 다시 한 번 그들의 노하우를 집대성한 플래그십 모델인 시그너 처 시리즈를 선보였다. 타이거 아이라는 독특한 무늬와 콘올리(Connolly)라는 천연 레자 가죽으로 베플을 구 성한 시그너처 시리즈는 SACD와 DVD-오디오를 재생할 수 있는 노틸러스 튜브 트위터를 갖췄 다.

특히 노틸러스 시리즈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의 페라이트 자석을 10배 이상 강한 자력 의 네오디늄으로 대체하고, 인클로저 내의 음압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를 알루미늄 다이 캐스트 케이스 안에 수납했다. 심지어 간과할 수 있는 터미널 단자 내부의 케이블을 저음용과 중고음용으로 분류, 선재와 굵기를 변경하기도 했다. 각이 지지않은 라운드 처리된 외형은 최근 스피커의 디자인을 리드하 고 있다.

연구는 계속 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B&W 스피커는 하이엔드 시스템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최근 엔트리 레벨의 DM300 시리즈와 DM600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보다 많은 오디오파일에게 B&W의 소리를 들려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북셸프 스피커인 DM303의 경우 50만 원 이하에 구입할 수 있도록 고려한 것 역시 마찬가지. 또한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스타일리시한 LM 시리즈도 출시했다.

하이엔 드 레벨의 플래그십 모델을 갖춘 스피커 메이커는 아무래도 그 기술력이 전체 라인업에 영향을 끼친다. 특히 플래그십 스피커가 모두가 인정하는 선망의 대상이라면…, 英國 스피커 업계의 신진사대부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명가의 혈통으로 자리매김한 B&W. 그들의 소리에 대한 열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 다.